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제주 본태 박물관 후기, 쿠사마 야요이 호박, 거울방, 백남준 전시, 안도 다다오 건축까지,입장료 할인 정보, 무료주차

by J주니스토리 2025. 5. 6.
반응형

제주 본태 박물관 후기, 쿠사마 야요이 호박, 거울방, 백남준 전시, 안도 다다오 건축까지, 입장료 할인 정보, 무료주차, 야외 조각공원

제주도 여행 중 꼭 들르고 싶었던 본태박물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가보니 건축 그 이상의 감동을 주는 공간이었습니다. 3월의 제주는 아직은 쌀쌀하고, 비가 오는 날이 있었습니다. 소색채본 카페 갔다가 갔었던 본태박물관. 제주 서귀포 성산 근처, 한적한 숲 속 언덕에 자리 잡은 본태박물관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품은 듯한 느낌을 줍니다. 박물관 입구도 차분하고,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콘크리트 건물 사이로 빛과 바람이 지나가고, 안으로 들어서면 차분한 분위기 속에 현대 미술과 전통 수공예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전시가 펼쳐집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단연 제3관의 쿠사마 야요이 전시관. '무한 거울 방'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다른 차원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시 공간마다 감도 높은 큐레이션이 돋보였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예술에 몰입할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야외 조각공원도 절대 놓치지 마세요. 광활한 제주 자연 속에 설치된 대형 조형물들이 바람, 물, 햇살과 어우러지며 살아 숨 쉬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하우메 플렌자의 <Children’s Soul> 조각 옆에서 사진 찍는 순간은 그 자체로 작품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고, 입장 마감은 오후 5시입니다. 오후 5시에 입장 시, 50% 할인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시장이 크지 않아, 5시 입장도 괜찮습니다. 성인은 30,000원, 청소년은 20,000원, 어린이는 10,000원이며, 제주도민과 특정 대상에게는 할인 혜택도 적용됩니다. 박물관 내부는 사진 촬영이 제한된 공간도 있으니 입장 전 안내판을 꼭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주차는 무료로 박물관 앞에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 자차 이용 시에도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네이버 지도

본태박물관

map.naver.com

 

https://bontemuseum.com/current-exhibitions/

 

bontemuseum.com

제3관, 쿠사마 야요이의 무한 거울방과 호박

본태박물관에서 가장 기대했던 전시는 역시 제3관의 쿠사마 야요이 상설 전시였습니다. 전시장이 지하에 있어서, 제3관 전시 표시를 잘 보고 가셔야 합니다! 2014년부터 이어져온 이 전시는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데요, 특히 <무한 거울 방-영혼의 광채>는 직접 들어가서 체험해 볼 수 있어 더욱 특별했습니다. 작은 방 안에 끝없이 반사되는 조명과 거울, 그리고 어둠. 마치 우주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 전시는 단순히 시각적인 자극을 넘어 감정적으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는 쿠사마 야요이의 시그니처인 '호박(Pumpkin)' 조형물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노란 바탕에 검정 물방울무늬가 그려진 그 익숙한 형태는 강렬하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사진 촬영이 가능한 공간이라, 조심스럽게 사진을 찍으며 감상을 즐기고 있었고, 비 오는 3월의 제주는 박물관에 사람도 없고 좋았습니다. (저희는 5시에 입장했습니다!) 

제1관, 전통 수공예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제1관은 본태박물관의 시작이자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었습니다. ‘아름다움을 찾아서’라는 테마에 많은 전통 수공예품 824점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조용한 전시실 안에 놓인 옻칠 그릇, 자수 보자기, 목가구, 자개장, 복주머니, 옛날 자수 베개 등등은 단순한 전시품이 아니라 한 시대의 정성과 미감을 그대로 품고 있었습니다. 전시 공간은 안도 다다오 특유의 콘크리트 벽과 자연광이 조화를 이루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빛이 살짝 스며드는 공간에 전통 공예품이 놓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치 수백 년 전 장인의 작업 공간을 엿보는 듯한 기분도 들더라고요. 한국의 전통 공예는 실용성과 예술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물관 측에서 전시품 하나하나에 세심한 설명과 배치를 해둔 덕분에, 보는 내내 재미있었습니다. 

자개 상들

야외 조각공원, 제주의 자연을 품은 조형 예술

1전시관 관람을 마친 후 가다 보면, 본태 카페와 야외 조각공원까지 여유 있게 둘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본태박물관의 야외 조각공원은 단순한 정원이 아니라, 자연과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었습니다. 푸른 잔디 위에 설치된 하우메 플렌자의 <Children’s Soul>은 사람 형상의 텍스트 조각으로, 내부로 들어가 사진을 찍거나 앉아 쉴 수도 있는 작품이었어요. 아이를 형상화했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간직한 순수함을 떠올리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로트르 클라인 모콰이의 <Gitane>은 강렬한 원색 조각으로, 춤을 추는 듯한 곡선이 인상적이었고,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Euphoria>는 제목 그대로 보는 순간 에너지가 전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로메로 브리토의 <FOR YOU>는 팝아트 감성 가득한 조형물로, 사랑과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그대로 시각화한 듯했습니다. 조각들은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 제주의 햇살과 바람, 그리고 초록 잔디와 어우러지며 그 자체로 풍경이 되었어요. 사진 찍기에도 너무 좋은 장소이고, 가족 단위나 커플 관람객들이 여유롭게 산책하며 즐기는 모습도 많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는 오지만, 야외 조각품들 앞에서 사진을 찍고 계셨습니다. 

제2관, 한국 현대미술, 백남준의 작품들

ㅊ은 전통에서 현대를 잇는 연결고리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이곳에는 2012년 개관 이후 꾸준히 전시되고 있는 현대 미술품 49점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주를 이루면서도, 글로벌한 감각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은 백남준 작가의 설치미술이었습니다.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미디어를 예술의 재료로 끌어들인 최초의 작가 중 한 명이죠. 그의 작품은 단순히 스크린에 영상이 나오는 형태를 넘어서, 기술과 인간, 전통과 현대 사이의 경계를 질문하는 작품들이었습니다. 본태박물관 제2관에 전시된 백남준의 작품도 단순한 시각적 체험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 했던 그의 철학을 잘 담고 있었어요. 여러 대의 CRT 모니터를 이용해 구성된 설치물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서 ‘사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작품 앞에 서 있으니, 인간과 기술, 그리고 동양적 사유가 교차하는 그의 독창적인 세계관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관람객들 중 일부는 긴 시간 동안 작품 앞에서 머물며, 스크린 너머로 흐르는 빛과 소리에 집중하고 있었어요. 전시 공간 자체가 워낙 조용하고 차분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몰입하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전통 수공예에서 시작해 백남준으로 이어지는 현대미술의 흐름은, 본태박물관이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잇는 철학적 장소임을 다시금 느끼게 했습니다. (제2 전시관은 신발은 벗고 관람하셔야 합니다!) 

제2 전시관 입구
요시토모 나라

 

 

앤디 워홀

안도 다다오의 ‘명상의 방’, 비효율 속에서 얻는 집중의 미학

본태박물관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빛과 콘크리트의 시인’이라는 별명답게, 공간 그 자체를 하나의 철학적 작품으로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박물관 깊숙한 곳에 자리한 ‘명상의 방’은 이 공간의 철학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이 방으로 곧장 향할 수는 없습니다. 미로처럼 짜인 동선을 따라 몇 번의 꺾임과 회전을 거쳐야만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미술품들을 보면서 지나가보면 끝에 나오는 숨겨진 공간 같은 곳이었습니다. 처음엔 여긴 뭐지 했습니다. 전시 설명을 읽으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안도 다다오는 효율적인 동선을 포기하는 대신, 관람객이 천천히, 그리고 오롯이 공간과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길을 설계했다고 해요. 사람들은 직선보다는 곡선과 복잡함 속에서 더 깊이 사유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외부 세계와의 단절을 경험하게 됩니다‘명상의 방’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덧 바깥의 소음과 일상에서 한 걸음 떨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콘크리트 벽은 차갑고 견고했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더 따뜻한 사유가 시작되는 듯했어요. 빛은 최소한으로 조절되어 있었고, 내부는 텅 비어 있었지만, 그 ‘비움’ 속에서 마음이 채워지는 묘한 감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마주’하러 들어간 느낌이었달까요. 복잡한 길 끝에서 만난 단순한 공간, 그것이 바로 이 방이 주는 메시지 같았습니다. 결국 명상의 방은 작품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건축가의 의도가 숨은 곳이었습니다. 

제4관, 삶과 죽음을 잇는 동반자, 꼭두 전시

제4관은 분위기 자체가 이전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피안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라는 제목처럼, 삶과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었지만, 전시 구성은 오히려 따뜻하고 인간적이었습니다. 약간 처음에는 무서웠던 전시였지만, 구경하 더 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상여, 꼭두, 영여 등 장례 문화와 관련된 전통 유물 442점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시대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태도, 그리고 사랑하는 이와의 마지막 이별을 준비하는 방식이 그대로 느껴졌다고 할까요. 전시는 어두운 통로를 지나 밝은 공간으로 나아가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마치 삶에서 죽음을 거쳐 다시 빛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표현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조형물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며 관람하니, 오히려 삶을 더 소중히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제5관, 불교 미술의 정신을 담은 공간

제5관은 가장 최근에 개관한 전시관으로, 2024년 4월부터 불교미술을 주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공간이기 때문에 더 조용히 집중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총 342점의 불교 회화와 조각이 전시되어 있었고, 전시장 전체가 하나의 ‘명상 공간’ 같았어요. 조명은 은은하고, 공간 자체가 깔끔하면서도 무게감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들어서면, 서도호 작가님 작품도 있으니! 꼭 들려보세요! 불상 하나하나의 얼굴 표정과 자세, 회화에 담긴 스토리를 살펴보며 불교 예술의 깊이와 그 철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을 예술적으로 담아낸 작품들이라 더욱 인상 깊었습니다.

본태박물관 뮤지엄샵, 쿠사마 야요이 굿즈부터 제주 감성 기념품까지

마지막으로 모든 전시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곳이 바로 뮤지엄샵 겸 매표소입니다. 입장권 구매도 이곳에서 가능합니다. 저희는 모든 관람 후 다시 한번 들렀습니다. 한쪽 벽면은 제주 감성의 디자인 서적과 예술 도서, 전시도록 등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고, 그 사이사이로 본태박물관이 수상한 제주 유니크 베뉴 인증패(2020~2023), 각종 관광 우수기관 인증패들이 가득했습니다. 눈에 띄는 건 쿠사마 야요이의 상징적인 노란 호박 일러스트 액자와 도트 패턴이 새겨진 수건, 그리고 미니 굿즈들이었는데요, 전시 관람의 여운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감각적인 아이템들이 가득했어요. 폴카 도트 머그컵, 마스킹 테이프, 작은 유리잔 세트도 전시되어 있었고, 디자인 퀄리티도 높았습니다. 전시된 모든 상품은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선물용으로도 손색없어 보였습니다. 특히 쿠사마 야요이 굿즈는 매장 내에서도 인기가 많았는지, 따로 진열대를 따로 구성해 두었더라고요. 창가 쪽은 바깥의 콘크리트 벽과 빗물이 어우러진 풍경이 보였는데, 안도 다다오의 건축미가 샵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어 마치 예술 공간 안에 또 하나의 작은 미술관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소장욕을 자극하는 고급스러운 상품들이 많아, 유혹적이었지만 저희는 구매는 하지 않았습니다ㅎㅎ 

비 오는 날 제주에서의 본태박물관 너무 좋았습니다!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들과 가기도 좋고, 친구들과 연인과 조용한 시간 보내기도 좋습니다! 

반응형